[단독]백화점은 벌써 'with코로나 시대'…매출 24% 폭증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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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직장인 김소윤(38) 씨. 그는 새 봄을 맞아 봄옷과 태블릿PC를 장만했다.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(코로나19) 으로 지난해 내내 해외 여행을 못 가 모아놨던 돈을 털어 썼다. 싱글인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한 해에 두어번씩 해외여행을 다녀왔다. 김씨는 다음 달에는 골프 용품도 새로 살 생각이다. 그는 6일 "해외 여행도 못가니 모은 돈으로 골프채를 사려고 한다"며 "지난해에는 집에만 박혀있었지만 올해는 외식도 쇼핑도 좀 할 생각"이라고 말했다.
롯데백, 1분기 소비 빅데이터 3512만건 분석
![지난달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의 모습.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, 지난해 억눌렸던 소비가 되살아 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. [사진 롯데쇼핑]](https://pds.joins.com/news/component/htmlphoto_mmdata/202104/07/04e0ae79-d486-416c-a5e7-8311da0e6613.jpg)
지난달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의 모습.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, 지난해 억눌렸던 소비가 되살아 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. [사진 롯데쇼핑]
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(코로나19)이 일상이 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다시 '폭발'하고 있다. 지난해가 외출과 소비를 최소화하는 코로나19 ‘피난기’였다면, 올해는 최대한 조심하면서도 쓸 때 쓰는 ‘소비 회복기’를 맞고 있다. 이는 본지가 단독 입수한 롯데백화점의 올 1분기(1월 1일~3월 28일)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. 1분기에 롯데백화점에는 총 432만명의 고객이 방문해, 3512만 건을 구매했다.
지난해보다 구매액 24% 늘어
롯데백화점의 올해 1분기 고객 1인당 객단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% 커졌다. 구매 고객 수는 전년보다 1.2%가 늘었지만, 매출은 20.4% 늘었다. 1인당 구매 건수도 8건으로 지난해보다 증가했다(4.8%). 특히 ‘상위 1%’ 소비자는 이 기간에 지난해보다 30% 가량 많은 1인당 평균 325만원을 롯데백화점에서 지출했다. 상위 20% 소비자는 전년보다 29.4%가 늘어난 132만원을, 일반 소비자는 15.55%가 증가한 32만원을 각각 소비했다.
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객단가가 평균 7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, 20대가 가장 작은 평균 38만원이었다. 가구 형태별로는 '1인 가구'의 소비가 가장 큰 폭(42%)으로 늘었다. 최성철 롯데백화점 디지털사업부문장은 “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은 1인 가구 소비자들이 소비를 통해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”고 말했다.
1분기 소비 얼마나 늘었나. 그래픽=신재민 기자 shin.jaemin@joongang.co.kr
백화점 체류시간도 17% 길어져
소비자 행태도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의 회복 경향이 뚜렷했다. 우선 백화점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. 올 1분기에는 평균 53분(17% 증가)을 백화점에 머물렀다.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해 1분기의 체류 시간은 45분이었다. 최 부문장은 “한 번 방문하면 더 오래 머물고 더 고가의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해졌다"고 했다. 백화점 문화센터도 예전처럼 찾는이로 붐빈다.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 본점의 경우 3월 말 현재 정원 마감 강좌는 66%(481개 중 317개)로 지난해 가을보다 15% 늘었다.
일 평균 체류시간, 객단가, 구매수량. 그래픽=신재민 기자 shin.jaemin@joongang.co.kr
인원수가 적은 프리미엄 강좌가 특히 인기다. ‘피에르 가니에르와 함께하는 로맨틱 프렌치 디너’ 쿠킹 클래스는 월 18만원의 수강료에도 불구하고 접수시작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. 현재 수십명의 대기자가 있다. 백화점 식당가 매출도 늘었다. 롯데백화점의 F&B(식품ㆍ음료) 매출은 지난해보다 5.9% 커졌다. 이제는 집이 아닌 외부에서 음식을 먹는 데 불편함이가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.
골프·캠핑 웃고…자전거·야구용품은 울상
그렇다고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다. 특히 상품별로는 코로나 19 이후 희비가 엇갈린다. 초·중·고 등교가 늘어나면서 아동의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48%가 늘었다. 개인 운동 용품별 차이도 있다. 골프(65%)와 캠핑용품(93.7%) 매출은 많이 늘었지만 자전거(-87.4%)·수영복(-49.4%)·야구용품(-93%) 등의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. '5인 이상 집합 금지'의 영향으로 동호회 활동 등이 위축된 탓이라는 분석이다. 또 여전히 패션의류 판매는 부진한 편이다. 최성철 부문장은 "패션부문은 매출이 많이 나아졌지만 2019년 수준에 못 미친다"고 말했다.
매출 증가 vs 감소 품목. 그래픽=신재민 기자 shin.jaemin@joongang.co.kr
가정용품 소비도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. 지난해에는 홈 인테리어에 눈을 떴다면 올해는 소품 구입의 시기다. 특히 올해 TV·소파 같은 대형제품 구매가 지난해보다 많다(41%). 또 주방과 홈패션 매출도 늘었다(31%). 현종혁 롯데백화점 고객경험부문장은“1분기 매출 분석 결과 정상 생활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출이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다"며 "위드(With) 코로나 시대를 맞아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있어 그에 맞춘 차별화한 마케팅을 고민 중"이라고 말했다.
[출처: 중앙일보] [단독]백화점은 벌써 'with코로나 시대'…매출 24% 폭증했다
https://news.joins.com/article/24029438?cloc=rss-news-total_list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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